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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얼마의 이자를 받아야 본전인가?

세무사 최호성 2024. 5. 24. 22:13

 

금나라는 마동포 밑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5억을 받고 독립했다. 그런데 금융업을 하기에 5억원으로는 부족하다 느낀 금나라는 봉여사에게 연 3%의 이자율로 95억원을 더 빌려서 총 100억원을 준비한다. 자기자본 5억원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자비용이 나가지 않지만 봉여사에게는 매년 285,000,000원의 이자를 줘야 한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이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따져보자. 금나라는 얼마의 대출이자를 받아야 본전일까?

 

step 1. 지급준비율을 준수하라.

 

우선 금나라는 총 얼마를 대출해줄 수 있을까? 100억원 전액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에 적용되는 지급준비율은 7%이다. 즉 쩐주로부터의 차입액 중 7%는 금고에 쌓아두어야 한다. 도소매업으로 비유하자면 물건을 100만큼 사오면 93은 내다팔 수 있지만 7만큼은 운용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상당히 갑갑한 제약조건이다. 그래서 여기 금나라의 경우 봉여사에게 빌린 95억 중 실제 운용 가능한 금액은 88억 3500만원이다. 여기에 본인의 자본금 5억을 더하면 총 93억 3500만원을 대출해 줄 수 있다.

 

이렇게 93억 3500만원 전액을 대출해준다고 하면, 이제 쩐주에게 갚을 285,000,000원을 회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이자율은 얼마일까?

 

95억 * 3% = 93.35억 * 이자율

 

계산해보면 손익분기점 이자율은 3.04812834%이다. 단지 지급준비율만으로 인해 빌려온 이자율보다 0.04%p 높은 이자를 받아야만 본전이 된다. 즉 빌려온 이자율 그대로 3%이자를 받았다간 본전도 못찾는다.

 

step 2. 창구를 운영하라.

 

93억 3500만원의 대출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시설은 어느정도 규모일까? 1인당 5천만원정도 빌린다 치면 고객은 187명. 오프라인 점포 하나가 필요하고, 직원은 최소 2명이 필요해보인다. 월세와 급여가 1년에 2억정도 소요된다.

금나라가 93억 3500만원을 빌려주고 받아야하는 이자는 이제 봉여사에게 지급할 대가에 또 창구유지비 2억원을 더한 485,000,000원이다. 이렇게 관리비용에 의해 손익분기점 이자율은 5.1955008%로 크게 상승한다.

 

step 3. 투자자 몫은?

 

금나라가 투입한 자기자본은 5억이다. 배당이 없다면 애당초 사업을 시작할 이유가 없다. 5억의 5%정도 즉, 25,000,000원을 배당받기를 희망한다. (배당은 회계상 손익은 아니지만 가격책정시에는 반영해야 한다.)

 

이제 이자로 받아야할 돈은 510,000,000원이고, 희망이자율은 5.46331012%로 상승한다.

 

step 4.회수가 안되는 돈도 고려해야.

 

이 업계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금나라는 이정도 이자율 수준에서는 원리금의 1%정도는 회수가 안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원금만 기준으로 해도 최소 93,350,000 원은 못받는다. 손실을 보지 않도록 예상 대손 금액도 미리 이자율에 녹이자.

 

정리 겸 계산식을 써보자.

285,000,000(봉여사) + 200,000,000(임차, 급여) + 25,000,000(배당) + 93,350,000(대손) = 603,350,000 (비용총액)

 

이제 이자로 받아야 할 돈은 603,350,000 원이고, 이자율은 6.46331012%까지 상승한다.

 

대출실적이 안좋거나 이자를 이만큼 받지 못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다. 계산과정이 심하게 주먹구구식이긴 했다. 특히 창구 유지비용은 창구수수료로 어느정도 상쇄되겠지만 이점은 계산에 넣지 못했다.

 

step 5. 시장 이자율이 오른다면?

 

그런데 이제 시장이자율이 급격히 상승해 봉여사가 4%의 이자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손익분기점 이자율도 당연히 오를 것이고, 이에 따라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고객도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대손율이 더 높아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이자율은 더 높여야한다. 악순환이다.

 

봉여사에게 지급할 이자 상승

→ 손익분기점 이자율 상승 → 대손율 상승

→ 손익분기점 이자율 상승 → 대손율 상승...